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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담_숲새

“그러니까 좁다고 했잖아요.”

새봄이 원담을 조금 책망하듯이 말했다. 오랫동안 몸을 맞대느라 지쳐있던 몸을 겨우 일으킨 새봄이 먼저 씻으러 들어가겠다고 했을 때 원담은 욕실까지 자기가 데려다주겠노라 먼저 제안했다. 평소보다 길었던 정사에 지친 새봄이 허락하자 원담이 몸을 조심스레 안아 올려 데려다준 것까지는 좋았다. 간단히 샤워만 하고 싶다는 자신을 따라서 그가 샤워부스에 같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하지만 많이 지쳤다고 하기에 씻겨주고 싶었습니다.”

“그건….”

‘그건 평소보다 오래해서 그런 거잖아요!’ 하는 말을 겨우 삼켰다. 처음부터 오래하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였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고, 분위기를 타 평소보다 흥분한 상태로 그를 이끈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최근 원담의 일이 바빠서 같이 있을 시간이 많이 없었기에 오랜만에 가진 연인의 시간이 새봄 역시 반갑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꼭 샤워부스에 같이 들어오지 않아도 괜찮았을 덴데.

“안 됩니까?”

곧은 시선이 새봄에 눈에 내려앉았다. 허락을 구하는 눈이 저렇게 귀여워 보일 일인가. 원담은 자신이 저 눈빛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정말 샤워만 하고 나갈 거예요.”

원담이 옅게 미소 지었다. 물의 온도를 맞춘 원담이 새봄의 몸을 아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정성스레 만지기 시작했다. 거품을 가득 낸 손으로 그녀의 몸을 천천히 문질렀다. 원담의 거대한 몸 때문에 샤워부스 한구석에 몸을 기댄 새봄은 원담이 이끄는 대로 몸을 돌려가며 그의 손길을 가만히 받고 있었다. 중간중간 원담이 정성스레 그녀의 몸을 마사지했다. 새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음성을 흘렸다.

“음…”

기분 좋게 몸이 풀리는 느낌을 지그시 눈을 감고 느끼던 새봄은 거품이 전부 씻겨나간 걸 느끼며 눈을 떴다. 뿌연 김 사이로 태연해 보이는 원담의 얼굴과 그와 대조되게 잔뜩 화가 나 있는 그의 중심이 보였다.

“다 끝났습니다.”

“그럼, 여기는 왜 이런거에요?”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 정도 존재감이 아닌데요…….”

결국 졌다는 듯이 한숨을 폭 내쉰 새봄이 이번엔 자기 손에 거품을 내어 그의 중심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쾌감에 얼굴을 일그러뜨린 연인의 목을 끌어 입맞춤을 재촉한 새봄은 평소보다 오래도록 연인의 품에서 피어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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